자유글자전거 마음껏 타고 아무데나 반납하고 싶어요 / 그게 조금 어렵습니다, 고객님

재생자전거 타래이 대여를 운영하며 이러저러한 문제가 있었지만, 개인적으론 자전거 운반이 힘들었습니다. 


여행 중이라, 혹은 다음 일정이 촉박해서 정말 죄송하지만 마지막으로 이용한 장소에 놓고 가겠다는 문의가 많았거든요. 


 ‘따릉이 찾아 삼만리’…주말에도 달린다 (Click!)

이 기사를 보다 보니 새삼 새록새록 떠오르네요.


🌟 작은 감동이 세상을 바꾼다!


서비스에 진심인 기업이라 처음에는 직접 자전거를 복귀시키러 다니기도 했습니다. 

사실 자전거 타는 건 좋아하니까 할만했어요. 


그런데 자전거로 슝 하고 오면 10분 밖에 안 걸리는데, 자전거를 옮기고 다시 가려니 자전거 없이 걸어가야 하잖아요. 


두대면 30분 걸어가서 자전거로 슝 🚴‍♂️

일단 가져다놓고 

또 거기까지 30분 걸어가서 

10분만에 슝 🚴‍♂️🚴‍♂️


자전거론 가까운데 버스 타고 가려니 정류장까지 가서 기다리고, 정거장 이동하고, 또 자전거 있는 데까지 이동하고 이러니 교통비를 들여도 30분...


쉬운 일이 아니더라고요.



🌟 소장님은 한 번에 두 대를 옮기시더라고요. 


하나는 타고, 하나는 끌고 🚴‍♂️🚴‍♂️


그래서 '안 힘드세요?' 하고 물어봤더니, 자전거 지도자로써 당연한 소양이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럴 일은 없어야 하지만, 주행 중 사고가 발생했을 때 부상자는 차에 실어 보내고 남은 자전거는 가지고 올 수 있어야 한다고. 모든 상황에 대처할 수 있어야 전문가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래도 자전거전문가인 저희들의 비싼 시간이 일단 줄줄 샌다는 점에서 😭😭😭


그런 진통을 몇 번 겪고 난 후에 무조건 제자리 반납으로 방침을 바꾸었습니다. 사실 원래부터 제자리 반납이었는데, 몇 번 과잉서비스에 대한 유혹을 버리지 못하고 일탈이 있었던 거지요. 


누구나 사정은 있지만, 그 사정을 위해 다른 누군가가 하던 업무를 박차고 나갈 수는 없는 일이잖아요. 


**


따릉이도 그렇지만, 카카오 바이크도 반납이 쉬워보이지 않더라고요. 한 번 트럭으로 수거하는 장면을 봤는데 전기자전거라 몇십키로나 되는 것을 좁은 골목에서 번쩍 들어올리는 것을 보니 쉽지 않겠다 싶더라고요. 


다른 공공 그리고 공유서비스들도 겪고 있는 진통이라고 생각합니다. 


자동차가 하루의 97%가 주차장에 잠들어있다는 통계에 따라 공유자동차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이용자들이 원하는 시간이 거의 동일하다는 문제가 발생하는 것처럼요. 


에어비앤비로 내가 쓰지 않는 시간에 집을 공유해 자투리 수익을 내고 싶지만, 숙소는 잠을 자기 위한 곳이니 사용하지 않는 낮시간만 공유하는건 힘들잖아요. 결국 호스트와 게스트가 집을 공유하며, 퇴근 후에도 서비스 정신을 발휘해야 합니다. 


자전거 역시 정류장 근처에서 자신의 목적지로 자연스레 향하게 되니 여기저기 흩어진 자전거를 누군가가 수거해야만 합니다. 


자전거들은 왜 평동역서 노숙할까? (Click)


그러지 않으면 자전거가 이렇게 노숙해야 되겠지요. 



"굴릴수록 적자" 지자체들 접는다... '위기의 공공자전거'  (Click) 

이 기사에서는 한 해 공공자전거 예산의 1/3 이상이 자전거재배치에 쓰인다고 하네요. 



그러나 이런 어려움을 토로하는 반면, 이용자 입장에선 굉장히 만족도가 높은 서비스이기도 합니다. 꼭 필요한 때에 필요한 만큼, 저렴한 가격으로 쓸 수 있으니까요. 


개인적으론 단순히 돈의 흐름으로 적자라고 판단하지 말고, 환경을 위해 미래 세대의 이동수단으로 자전거를 바라보고 더 많은 예산을 편성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줄어드는 탄소배출 

꾸준한 운동으로 지키는 시민 건강

자동차 운행 감소로 줄어들 교통 사고

출퇴근 교통체증 완화

주차난 해결 등등


거기에 자전거 재배치를 위한 충분한 인력 고용이 들어간다면 실업 문제에도 도움이 되겠네요. 관점을 바꾸면 문제가 달라 보이고, 자전거는 생각보다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그게 저희 기업이 아무리 어려워도 자전거를 놓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지요. 


더 나은 내일을 위해

오늘의 문제를 투덜거리며 

해결책을 찾아봅시다 🌟


부바커 씨나몬